2020 SS 컬렉션 다시보기: 샤넬, 구찌 등

세상이 멈췄다. 새해가 밝아오던 순간부터 함께였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불과 3개월여 만에 온 세상을 휩쓸었다. 매년 1월부터 3월 사이에는 4대 컬렉션을 비롯해 다양한 도시에서 패션위크가 열리지만, 그래서 올해에는 많은 브랜드가 컬렉션을 온라인으로 공개하거나 취소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런웨이가 시작하기 직전에 관객 없이 쇼를 진행하기로 했고,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는 컬렉션이 열리는 곳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모습을 꽤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패션위크는 취소됐고, 상하이 패션위크는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비단 패션위크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수많은 의류 매장이 문을 닫았고, 계획했던 상품들의 생산을 중단했다. 언제나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패션계가 멈춰버렸으니 글자 그대로 세상이 멈춘 것이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쓰는 단어는 실버 라이닝이다. 우리 말로 바꾸자면 어두운 상황에서 찾아보는 작은 희망, 한 줄기 빛이다. 언제나 한발 앞서나가는 패션업계의 시계는 2021년 FW시즌을 전후로 멈췄지만, 소비자인 우리의 시간은 아직 2020년 봄인 것이 어쩌면 우리에겐 한 줄기 빛이 아닐까.

창궐한 바이러스에 우울한 기분은 잠시 넣어두고, 2020 봄 여름 컬렉션에 소개된 올해의 트렌드를 살펴보자. 세상은 멈췄어도 어쨌든 시곗바늘은 돌아갈 것이다.


출처: https://www.vogue.com/fashion-shows/spring-2020-ready-to-wear/balenciaga/slideshow/collection#59

 

발렌시아가 – 헬로키티와 타이렉스

뎀나 바질리아는 발렌시아가의 2020 SS 런웨이를 발렌시아가만의 의회로 꾸몄다. EU의 깃발을 닮은 푸른색의 런웨이 위로 의사, 변호사,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발렌시아가의 새 컬렉션을 입은 채 지나갔다. 컬렉션의 공통된 키워드는 분명하다. 젠더리스, 그리고 오버사이즈. 런웨이를 가로지르는 모델은 남녀 구분 없이 헬로키티 얼굴을 한 핸드백을 손에 들고 있다. 또 그들은 파워숄더를 넘어서는 다른 표현이 절실하게 필요한, 과장된 어깨를 하고 있다. 우리도 이번 시즌에는 움츠러든 어깨를 펴고 과감하게 오버핏 상의에 도전해보자. 그리고 한 가지 더.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트리플 S’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제는 ‘타이렉스’의 시대다.


출처: https://www.vogue.com/fashion-shows/spring-2020-ready-to-wear/gucci#collection

 

구찌 – 탄소중립, 그러나

구찌는 밀라노에서 열린 2020 SS를 통해 ‘탄소중립’ 쇼를 선보였다. 탄소중립 컬렉션은 국제 표준인 ISO 20121에 따른 컬렉션으로, 에너지와 폐기물의 배출을 최소화하고 이벤트 전반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야심 차게 친환경 컬렉션을 선보이고도 구찌는 업계의 찬사를 받지 못했다. 쇼의 시작에 무빙워크를 타고 등장한 21명의 모델이 모두 정신병동 환자의 코스튬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억압받는 현대인의 고통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지만, 쇼에 오른 모델조차 불쾌함을 드러냈을 만큼 모두가 불편한 컬렉션이었다. 이어진 컬렉션은 알렉산드로 미켈레 특유의 화려한 컬러와 위트로 가득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그에게 면죄부를 주지는 않는다.


출처: https://www.vogue.com/fashion-shows/spring-2020-ready-to-wear/chanel#collection

 

샤넬 – 중성적 매력

칼 라거펠트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넘게 흘렀다. 그의 뒤를 이은 버지니 비아르가 자신의 이름으로 선보인 첫 샤넬 컬렉션이 바로 2020 SS 레디 투 웨어다. ‘누벨바그’ 시대로 통하는 1950~60년대 파리 여성을 모티프로 한 컬렉션답게 컬렉션은 중성적인 무드가 가득하다. 트위드로 시작해 데님, 화이트, 블랙으로 이어지는 샤넬 컬렉션의 고정된 틀은 유지한 채 사뭇 직선적이고 심플한 느낌으로 완성했다. 이번 봄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꽃놀이를 자제해달라고 온 나라가 호소한다. 만개한 꽃만큼 화려하게 피어나는 옷은 잠시 넣어두고, 샤넬의 가벼운 옷차림을 참고해보자. 예쁜 옷을 입고 가끔은 사람이 없는 너른 곳으로 드라이브를 나가보는 것도 좋겠다.


출처: https://www.vogue.com/fashion-shows/spring-2020-menswear/thom-browne#collection, https://www.vogue.com/fashion-shows/spring-2020-ready-to-wear/thom-browne#collection

 

톰 브라운 – 젠더리스의 끝, 여름엔 반바지

톰 브라운의 2020 SS 컬렉션은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이 각각 모델의 성별이 다른 것 말고는 크게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젠더리스 컬렉션의 마지막 단계까지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발레리나 스커트와 하이힐은 물론, 그는 코르셋과 함께 여성 복식의 과장된 인체 표현의 대표적인 도구였던 크리놀린 스커트마저 특유의 위트를 넣어 무대 위에 올렸다. 톰 브라운은 컬렉션을 통해 18세기 유럽 복식을 좀 더 위트 넘치지만 입기는 힘든 방식으로 재현했다. 물론 우리가 매장에서 보게 될 옷은 좀 더 웨어러블할 것이다. 그렇다고 컬렉션은 무시하고 지나가지는 마라. 올봄에는 런웨이의 모델처럼 무릎길이의 반바지와 자켓의 수트, 그리고 밝고 톡톡 튀는 컬러가 유행할 전망이다.

CREDIT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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