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돌려보는 지구본: ‘의외의 깊이’ 브라질 편

 

* 본 기사는 드라마 <3%>, <이파네마의 여인들>, <부패의 메커니즘>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이란 나라와 연결되어 있는 이미지는 꽤나 뻔하다. 축구, 쌈바, 아마존.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다고 한들, 거대한 예수상 혹은 커피가 떠올릴 수 있는 전부일 것이다. 갑자기 웬 지구 반대편 나라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묻는다면, 이젠 브라질을 다시 볼 때가 됐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그다지 가깝지도, 익숙하지도 않은 이 나라와의 연결고리가 있으니, 바로 넷플릭스 그리고 드라마다.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브라질 오리지널 시리즈 안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축구, 쌈바, 아마존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모두에게 익숙한 소재인 생존, 사랑, 비리가 자리 잡고 있다. 놀랄만한 점을 하나 더 얹어 보자면, 소재와 장르에 상관없이 탄탄한 연출과 각본 덕에 멈춤 버튼을 쉽게 누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더 빠져들어 보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얕게만 알던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의외의 깊이’을 느끼게 해주니까.


 

3%

제목이 ‘3%’에 장르는 아포칼립스 스릴러라면, 대강 어떤 내용일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암울한 미래 세계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일생일대 단 한 번의 황금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 20살이 되면 ‘절차’에 참가해 상위 3% 안에 들어야 한다. 이 안에 들기만 하면 가난한 땅을 벗어나,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공간으로 떠날 수 있다. 다만, 3%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은 물론, 과거와 현재 속에 감춰진 비밀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기에.

 

 

2016년에 첫발을 내디딘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브라질 오리지널 시리즈이기도 하다. 비슷한 소재로 <헝거게임>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분명히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는 드라마이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인물들은 자신의 생존만을 챙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성장담이 주요 관전 포인트. 그 성장담 속에 뒤바뀌는 인물 간의 관계 또한 흥미진진하다. 이미 스릴러 마니아들에겐 소문난 드라마이니, 네 번째 시즌이 나오기 전에 정주행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이파네마의 여인들

<이파네마의 여인들>에는 다양한 여자가 나온다. 처음 부모님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의 일을 시작하려는 여자, 꿈을 이루기 위해 남몰래 노력하는 여자, 꿈을 이루고 있는 여자, 자신을 붙잡는 신분이란 족쇄를 떼고 싶은 여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여자들이 서로 사랑하고 도와가며 결국 서로를 가장 좋은 곳으로 이끈다는 점이다. 1950년대, 음악과 바다가 함께 하는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를 배경으로 네 친구의 꿈과 우정이 펼쳐진다.

 

 

드라마를 선택하는 데 있어 영상미나 분위기를 우선순위로 꼽는다면 무조건 봐야 한다고, 추천에 추천을 거듭하고 싶다. 남미 특유의 따뜻한 햇빛과 쨍한 색감은 물론, 인물들의 화려한 복고 패션 덕에 내내 눈이 즐겁다. 브라질에서 시작된 음악 장르, 보사노바가 드라마 곳곳에 등장해 완성도를 높여 준다. 남자와 얽혀 때론 울기도, 웃기도 하지만 여성들만의 홀로서기 이야기가 주를 이루니 어느새 네 친구를 응원하게 된다. 여러모로 완벽한 드라마. 넷플릭스의 ‘숨겨진 보석’이란 타이틀을 달아주고 싶다.


 

부패의 메커니즘

착한 경찰이 나쁜 놈 쫓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이 봤다만, 그 나쁜 놈이 정치권, 대통령과 관련되어 있다면 조금 더 흥미로워질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실화 바탕이라면 더욱 몰입할 수밖에. 브라질 최악의 권력 비리를 모티브로 한 <부패의 메커니즘>. 암 덩어리와도 같은 이 비리를 과연 씻겨낼 수 있을지, 한번 씻겨낸다고 한들 다시 전으로 되돌아가진 않을지. 이러한 고민 속에서도 거대한 카르텔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은 끊임없이 쫓는다.

 

 

<나르코스>를 연출한 조제 파질랴 감독의 작품으로, 전작을 눈여겨 봤던 팬들에겐 꽤나 기대작으로 꼽혔던 <부패의 메커니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탄탄하고 긴장감 있는 서사를 보란 듯이 선보인다. 실화 바탕이라는 점에서 <나르코스>와 결이 비슷하지만, 모든 관점을 경찰에 두고 비리를 고발하는 듯한 흐름은 또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을 최소화하여 사건의 경위만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 드라마의 특징. 아주 건조하고 섬세하게 흘러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어둡고 심각한 드라마를 즐겨본다면, 놓치면 후회할 시리즈가 분명하다.

CREDIT

​에디터 최예은

​온갖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해 통장 잔고가 늘 위태롭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밥 먹듯이 드라마 시청 중. 넷플릭스 가입하고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 기사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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