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소름 돋는 추리 소설 3

Volodymyr Hryshchenko/Unsplash

 

서점 책장에 늘어선 추리 소설은 궁금증을 일으키는 문장과 함께 자태를 뽐내며 절로 손이 가게 한다. ‘추리 소설은 당신을 환영합니다’라는 의미로 보이는 문장들 속에 숨겨진 진짜 의미는 실은 ‘무서움과 궁금증에 날밤 꼴딱 새기 좋은 책이지요’이다. 간신히 손을 거두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검은 옷에 들러붙는 하얀 먼지처럼 떼어내도 자꾸 따라와 ‘왜?’, ‘그다음은?’, ‘그래서?’라고 물음표를 그리게 하여 결국엔 손에 쥐어버리게 만들기까지. 기어코 집어 든 추리 소설과 아직 가시지 않은 추위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가득한 밤은 그야말로 싸늘함을 제대로 선사해줄지도 모른다. 끝날 듯 안 끝나는 이 추위가 약 올리는 모습까지 빼닮은 추리 소설책 세 권을 소개한다.


 

애니가 돌아왔다 (by C. J. 튜더)

 

하지만 살다 보면 잘못된 선택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도 있다

 

저주라는 단어는 미신을 믿지 않는 이들도 떨떠름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괜한 찝찝함을 안겨주고 불길한 기운이 돌아다니기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 그런 저주가 고향과 가족을 뒤덮어 버려 미치광이가 될 것 같은데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 금방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 주인공 조 손은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것도 피와 저주로 가득한 집을 차지하면서. 물론, 조 손이 용감무쌍한 편이라 당당히 돌아온 것은 아니다. 그는 저주의 마을에서 미치광이가 되기 딱 좋은 상태로 도박에 빠져버렸고, 어마무시한 빚을 졌기에 오갈 데가 없어 돌아왔다. 가장 값싼 저주의 집으로. 그곳은 조 손의 동생인 애니처럼 죽었던 누군가가 되살아 돌아온 곳이었고, 되살아온 누군가를 견디지 못해 살인하고 그를 살인한 본인마저 자살한, 즉 피의 집이라고 불러도 무색한 곳이다. 가족이 죽었다가 살아나면 좋지 않냐고? 인생은 그렇게 다정하지만은 않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by 캐런 M. 맥매너스)

 

우리는 서로를 믿지 않는다

 

인생에는 ‘왜 하필!’의 순간이 존재한다. 왜 하필 출근 시간에 핸드폰이 안 보이는지, 왜 하필 눈앞에서 버스가 지나가는지, 그러니까 왜 하필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알 수가 없을 순간들. 누군가의 장난으로 인해 모인 브론윈, 쿠퍼, 애디, 네이트 그리고 사이먼. 왜 하필 자신들을 타깃으로 장난을 쳤는지 짜증이 잔뜩 난 순간에 또 하필의 순간이 작동한다. 다섯이서만 함께 있던 순간에 사이먼이 물을 마시다가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한 것. 그 자리의 브론윈, 쿠퍼, 애디, 네이트는 순식간에 사이먼 사건의 용의자가 된다. 더욱이 사이먼이 만든 악랄한 가십 폭로 앱인 어바웃 댓에 네 명의 비밀 같은 사실들이 올라오면서 이들 중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사이먼을 살해한 건은 아닌지 의심은 더욱 커진다. 용의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의 알리바이를 쏟아내면서도 감추고 싶었던 이야기를 스스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과의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미드나잇 저널 (by 혼조 마사토)

 

기사에 기자의 이름을 넣는 것은 신문사에 어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가 쓴 기사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고, 뱉어진 말 한마디가 얼마만큼의 무게를 가졌는지는 ‘아차’한 순간에 깨닫는다. 물론 그 ‘아차’한 순간에는 말의 무게만큼 책임의 무게가 생겨버리고 만다. 특히 공신력을 가진 매체라면 더욱. 여기 7년 전의 오보로, 그것도 여아 살인 사건을 오보로 내보낸 신문 기자가 있다. 책임의 무게를 지러 좌천된 상황이다. 그런데 어째 본사에 있을 적에 실수한 여아 살인 사건과 유사한 아동 유괴/살인 사건이 좌천된 사이타마현에서도 발생한다. 자신의 실수로 아픔을 전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게 현장에 발로 뛰며 취재에 나서지만, 경찰과 기자, 심지어 회사 내부에서의 권력 싸움으로 돌고 도는 거짓말이 사실인 척 변장을 한다. 거짓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고 진실에 도달하려는 세키구치 고타로와 그 팀원들의 취재 현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숨이 벅차도록 뛰어서 따라잡아야 할 것이다.

CREDIT

에디터 정해인

 

 

반응
image image
좋아요
댓글
4
AP 님이 좋아합니다.
wookhyun67 님이 좋아합니다.
hjchoi 님이 좋아합니다.
THE ICONTV 님이 콘텐츠를 등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