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영화가 그린 2020년대는 어떨까?

(출처: KBS 옛날TV 페이스북 페이지)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 그리고…?

2019년은 <아키라>(1988)와 <블레이드 러너>(1982) 같은 명작 SF 작품들의 시대적 배경이었던 해로 화제가 되었다. 작품에서 그려진 것과는 다른 2019년의 모습이었지만, 상상 속의 미래가 현재가 되었다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고, 그것을 기념하는 행사도 많이 열렸다.

올해도 그러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2020년을 배경으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1989)는 1월 1일이 되자마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재방영되었고, 작품에서 그려진 2020년과 실제 2020년을 비교해보는 콘텐츠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발달한 과학 기술을 이용해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아 우주를 탐험하는 작품 속의 2020년은 현실과 많이 다르지만, 그 안에서 30년 전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먼 미래를 그릴수록 더 많은 부분을 상상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 작품에서 그려지는 2020년대가 우리에게 터무니없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 또한 그 시대 현실의 반영이자 미래에 대한 고민의 결과일 것이다. 이 글에서는 50년 전의 영화들이 그려낸 절망적인 2020년대의 모습을 살펴보며 우리가 살아갈 2020년대를 다시 생각해보고자 한다.


(출처: www.amazon.co.uk)

 

폭염과 인구 과잉, 식량난에 휩싸인 2022년: 소일렌트 그린(1973)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이 계속 해결되지 않고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어떻게 될까? 해리 해리슨의 소설 <좁다! 좁아!>를 원작으로 한 리처드 플라이셔 감독의 1973년작 <소일렌트 그린>에서 그려내는 2022년은 바로 그러한 상황을 이야기한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2022년 지구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환경 파괴로 인해 자연이 소멸한 상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연중 폭염이 이어지고, 고기나 채소는 구경도 할 수 없다. 뉴욕의 인구는 4천만 명에 육박하고, 그중 극소수에 해당하는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한다. 고질적인 식량 부족 문제 때문에 폭동이 빈번하고, 대다수의 빈민층이 의지하는 식량은 배급되는 물과 소일렌트사의 생존용 식량뿐이다. 영화 제목 ‘소일렌트 그린’은 작중 등장하는 소일렌트사의 제품 이름이다.

 

 

1960년대까지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경험한 미국의 상황을 반영하듯, 영화에서는 인구 증가가 큰 문제로 다뤄진다. 미국이 2019년, 지난 100년간 최저 인구 증가율을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구온난화 문제 또한 1960~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가 활성화되었던 탓에 지구를 덮치는 주요 환경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영화에서 그려진 정도는 아니지만,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5년간 지구는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또한, 2018년 영국과 네덜란드 연구진은 2022년까지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즉, 영화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겠지만, 지구 온난화는 현재 진행형이며 2022년에도 중요한 화두일 것이다.


(출처: www.filmonpaper.com)


핵전쟁으로 전 지구가 황폐화된 2024년: 소년과 개(1975)

마찬가지로 50년 뒤 미래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소년과 개>는L.Q. 존스의 몇 안 되는 감독작이다. 할란 엘리슨이 1969년 발표한 동명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 맥스> 시리즈에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는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이 암살에서 살아난다는 대체 역사를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후 케네디가는 최첨단 과학 기술에 모든 자금을 쏟아붓고, 그 결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어마어마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룩한다. 하지만 끊임없는 군비 경쟁과 기술 발달은 3차 대전을 불러오고, 전후에도 오랫동안 냉전과 공황은 해소되지 못한다. 그로 인해 2007년에는 단 5일 만에 종료되는 전면 핵전쟁인 4차 세계 대전까지 발발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인류 문명은 황폐화되고,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돌연변이 괴물까지 출현한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와 지하 세계에서 살아남은 일부 인간들만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등 언제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극한의 냉전 시대를 체험한 이들에게는 데탕트 시대의 도래도 전쟁의 공포를 지우지 못했던 듯하다. 실제로 냉전 시대에는 지구 멸망의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핵전쟁이 자주 다뤄지곤 했다. 다행히 실제 핵무기의 사용은 1945년 이후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덕분에 영화와는 전혀 다른 2020년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 역사에서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등 방사능 문제는 실재해 왔으며, 2024년에도 핵무기와 방사능 누출은 여전히 인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REDIT

에디터 최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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