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글로브를 정복한 넷플릭스 드라마들

 

연초, 할리우드의 큰 행사를 꼽으라면 당연히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가 떠오른다. 둘 중에서도 골든 글로브는 다채로운 축제에 조금 더 가깝다. 영화만 다루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달리 드라마, 코미디 부문까지 통틀어 시상을 진행하기에 한 해의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정리해볼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상이 누구에게 혹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지는 아직 모르지만, 오는 1월 5일 열릴 제77회 골든 글로브 후보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2019년에는 넷플릭스의 활약이 반짝반짝 빛났다는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 각각 1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총 서른네 팀의 후보가 지명되었으니 현재 전 세계의 비디오 콘텐츠를 넷플릭스가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야 아카데미 시상식도 남아있으니 특별히 드라마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한다. 2020년 새해, 새로운 드라마가 정신없이 쏟아지기 전에 한 번 더 짚어보자. 골든 글로브에 ‘넷플릭스 전성시대’가 도래하는 데 일조한 드라마들. 당신이 2019년에 놓치지 말았어야 할, 혹은 지금이라도 꼭 들여다봐야 할 네 편의 드라마들.


 

더 크라운 시즌 3

한 네티즌은 <더 크라운>을 이렇게 평했다. 가장 재미없는 실존 인물의 실화를 가장 재밌게 만든 드라마라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영국 왕실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그의 동생 마가렛 공주의 삶을 다룬다. 벌써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막상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시즌 3로 넘어가면서 새로 등장한 중년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는 물론, 묵직한 연출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악은 한스 짐머가 맡았으니 말할 것도 없다. 드라마를 쫓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사 흐름까지 알 수 있으니 이 고품격 드라마를 보지 않을 이유는 아마 없지 않을까.

 

 

골든 글로브에서는?

드라마 부문에서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을 포함해 총 네 개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던 만큼 드라마 부문 여우 주연상, 남우 주연상, 여우 주연상에 차례로 올리비아 콜먼, 토비어스 멘지스, 헬레나 본햄 카터가 후보로 지명되었다. 시즌 6까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후의 이야기를 더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감독: 스티븐 돌드리, 피터 모건

출연: 올리비아 콜먼, 토비어스 멘지스, 마리온 베일리


 

믿을 수 없는 이야기

같은 실화 바탕이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는 드라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작품의 제목은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한 성범죄자의 연쇄 강간과 피해자를 믿어주지 않는 이기적인 세상의 모습. 드라마는 이 모순을 그대로 담아냈다. 그렇다고 절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이 믿을 수 없는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다니는 두 여자 형사의 이야기도 함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보는 내내 가슴이 무겁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진정한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한번 재생하면 중간에 멈추기가 쉽지 않다. 사회를 향해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믿을 수 없을 만큼 우리에게 꼭 필요한 드라마라 확신할 수 있다.

 

 

골든 글로브에서는?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에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내내 박진감 넘치게 극을 끌어가는 듀발 형사, 메릿 웨버가 여우 주연상에 후보로 지목되었으며, 그의 파트너 라스무센 역을 맡은 토니 콜렛 또한 여우 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시리즈가 이어지진 않겠지만, 실화 바탕의 책이 한국에서도 출간됐으니 관심이 있다면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를 참고하시길.

감독: 리사 촐로덴코

출연: 메릿 웨버, 토니 콜렛, 케이틀린 디버


 

코민스키 메소드 시즌 2

애환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올드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삶의 애환을 담았다는 말이 이 드라마를 설명하기에 가장 완벽하다. 흔히 할아버지라 불리는 두 노년이 등장해 우정과 사랑, 건강과 죽음, 고독과 연민을 모두 그린다. 가장 보편적인 주제, 삶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이런 노인들의 우중충한 톤으로 봐야만 하는가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베테랑 배우들의 귀신 같은 연기, 탄탄한 연출과 각본을 한번이라도 경험한다면 그런 의문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노년의 삶에 대한 블랙 코미디도 심심찮게 깔려 있으니, 따뜻함과 재미를 모두 느끼고 싶다면 <코민스키 메소드>를 지금 재생해보자.

 

 

골든 글로브에서는?

소소한 웃음을 끊임없이 선사하는 드라마답게 코미디 부문에서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못 말리는 두 친구로 등장하는 마이클 더글라스, 앨런 아킨이 각각 코미디 부문 남우 주연상과 드라마 부문 남우 조연상 후보로 지목되었다. 시즌 1이 이미 지난 제76회 골든 글로브에서 수상한 바 있으니 과연 연이어 트로피를 쥘 수 있을지 더 주목하게 된다.

감독: 척 로르

출연: 마이클 더글라스, 앨런 아킨


 

더 폴리티션

꿈은 무조건 크게 가져야 한다는 말. 학창 시절 모두가 들어봤을 만한 조언이자 충고일 것이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현실의 벽에 자꾸만 부딪히니 그게 문제겠지만. <더 폴리티션>은 미국 대통령을 꿈꾸는 페이튼 (벤 플렛 분)이 자신의 꿈을 위해 학생회장 선거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드라마는 정치와 하이틴이라는 장르 사이에 교묘하게 자리 잡고 있다. 성공과 당선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열혈 고딩들의 모습이 마치 사회의 현실을 꼬집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흔히들 말하는 웨스 엔더슨 식의 영상미가 그들의 정치판을 더 화려하게 장식하니 예상컨대 보는 내내 감탄하게 될 것이다.

 

 

골든 글로브에서는?

코미디 부문에서 작품상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 페이튼을 연기하며 노래까지 완벽히 소화해낸 벤 플랫이 코미디 부문 남우 주연상에 이름을 올렸다. <글리>를 제작해 유명세를 탄 라이언 머피의 야심작답게 이미 시즌 2가 확정되어 많은 이들의 기대를 사고 있으니, 앞으로의 시리즈가 궁금해진다.

감독: 라이언 머피, 브래드 팰척, 이언 브레넌

출연: 벤 플랫, 귀네스 팰트로, 제시카 랭

CREDIT

에디터 최예은

​온갖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해 통장 잔고가 늘 위태롭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밥 먹듯이 드라마 시청 중. 넷플릭스 가입하고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 기사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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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choi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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