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월드와이드 내한 공연!

 

‘대한영국인’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영국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혼네가 오는 14일 또다시 한국을 찾는다. 2016년 첫 내한을 시작으로 2017년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년 <사운드시티>까지 카운트하면 매년 내한 중이다.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이라는 큰 공연장에서 진행되고, 4회차임에도 이번 공연도 금방 매진됐다. 취향에 따라 아쉬울 수도 있고, 이제는 너무 메인스트림하다며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간에 만약 음악을 좋아하고,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을 가고 싶다면 11월 초와 말에 있을 네 공연을 체크해보자. 일본, 영국, 미국, 노르웨이까지, 월드와이드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은 당신을 위한 11월 내한 공연들이다.


 

세카이노 오와리 (일본)

사실은 혼네와 마찬가지로 인기가 많은 밴드인 데다 어느덧 네 번째 한국 공연이지만, 말 그대로 유일무이한 팀이기에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4인조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世界の終わり)는 드러머 대신 DJ가 있는 멤버 구성부터 특이하다. 팀명은 ‘세상의 끝’이라는 대단히 세기말적인 뜻을 가지고 있지만, 되레 음악은 희망적인 편이다. 후카세(보컬)를 중심으로 각각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였던 사오리(건반), 나카진(기타), DJ 러브(DJ)가 힘을 합쳐 결성됐다는 사실에서부터 뭐랄까, 일본 특유의 소박한 감성이 판타지적으로 느껴진다.

세카이노 오와리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들은 판타지 밴드라는 이미지도 있는 만큼 굉장한 무대 장치를 선보이는 편이다. 한화로 무려 50억 원에 달하는 30m 높이의 나무를 세우기도 하고, 달리는 전차가 날아다니게도 한다. 말로만 들어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스케일의 소품(?)들 덕분에 그들의 컨셉츄얼한 노래는 더욱 빛난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아마 한국 팬들은 지난해 발표된 에픽하이와의 콜라보 트랙 ‘Sleeping Beauty’에서 에픽하이의 멤버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기존의 히트곡 ‘Starlight Parade’, ‘Death Disco’, ‘RPG’, ‘Hey Ho’는 기본일 거고.

 

일시: 2019.11.02.

장소: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가격: 스탠딩 110,000원, R석 110,000원, S석 99,000원


 

엘라 메이 (영국)

‘슬리퍼 히트(Sleeper Hit)’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슬리퍼처럼 질질 끌다가 나중에서야 히트하는 현상을 말하는 건데, 작년에는 갑작스럽게 2018년 한 해를 집어삼킨 엘라 메이의 ‘Boo’d Up’이 그랬다. 분명 처음 발표된 건 세 번째 EP [Ready]가 나온 2017년 2월이었는데, 하입을 받은 건 그로부터 딱 1년 뒤였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급기야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노래에 노미네이트되고, 베스트 알앤비 송을 수상할 정도로 광풍이었다. 그가 실은 영국 출신인 데다 알앤비보다는 힙합과의 거리가 더 가까운 DJ 머스타드가 발굴한 아티스트임을 생각하면 신기함을 넘어 황당하기도 하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저으라고, 엘라 메이는 2018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대부분을 ‘Boo’d Up’처럼 미드 템포 위주의 정직한(?) 알앤비 넘버로 도배했다. 덕분에 앨범에는 대단히 실험적이지는 않아도 듣기 편하고 꽂히는 라인이 하나쯤은 있는 트랙들이 그득하다. 그중 최근 공연에서 선보이는 곡은 연애 관계를 농구의 칩샷, 샷클락에 비유한 ‘Cheap Shot’과 ‘Shot Clock’, ‘Boo’d Up’ 다음으로 크게 히트한 ‘Trip’이 있다. 그 외에도 영화 <크리드 2>의 사운드트랙 앨범에 수록된 ‘Love Me Like That’, 에드 시런의 가장 최근 앨범 [No.6 Collaborations Project]에 수록된 엘라 메이의 참여곡 ‘Put It All on Me’도 첫 내한 공연에서 들을 수 있을 듯하다.

 

일시: 2019.11.02.

장소: 예스24 라이브홀 (서울시 광진구 구천면로 20)

가격: 88,000원


 

거스 대퍼튼 (미국)

레트로한 게 트렌디하고, 너디(Nerdy)하게 팬시(Fancy)하다. 구태여 이런 괴상망측한 미사여구들을 붙인 건 거스 대퍼튼의 독특한 매력을 컴팩트하게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그는 방구석에서 혼자 장르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뚱땅뚱땅 음악을 만든다고 해서 생겨난 베드룸 팝(Bedroom Pop)이라는 부류에 속한다. 음악은 로파이 사운드를 기반으로 소피스트 팝, 신스팝, 소프트 록, 뉴웨이브를 이리저리 뒤섞고, 비주얼은 소위 ‘바가지 머리’ 보울 컷, 아이섀도, 하이칼라 선글라스 등으로 일반적인 남성상을 비튼다.

공연에서는 아마 데뷔 앨범 [Where Polly People Go To Read]에 수록된 ‘Verdigris’, ‘World Class Cinema’, ‘Eyes For Ellis’, ‘My Favorite Fish’, ‘Fill Me Up Anthem’이 주를 이룰 것이다. 또한, 그의 대표곡 격인 ‘I’m just Snacking’, ‘Moodna, Once with Grace’, ‘Ditch’, 그리고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 2의 OST였던 ‘Of Lacking Spectacle’까지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춤을 좋아하게 됐다고 하니 어쩌면 ‘Fill Me Up Anthem’을 부를 때는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춤을 출지도 모른다. 물결처럼 밀려오는 아날로그한 신스와 캐치한 멜로디 라인에 살랑살랑 몸을 흔들 준비 하시길.

 

일시: 2019.11.29.

장소: 홍대 하나투어 브이홀 (서울시 마포구 홍익로 25)

가격: 예매 60,000원 / 현매 70,000원


 

오로라 (노르웨이)

‘토르의 동네’ 북유럽에서는 종종 힙한 음악가가 튀어나온다. 그중에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비교적 비슷한 위치에 있는 비요크와 시규어로스의 나라 아이슬란드와도 접점이 느껴지는 몽환적인 무드와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꽤 많다. 지난해를 기준으로는 <BBC 사운드 오브 2018(BBC Sound Of 2018)>에서 우승했던 시그리드가 그랬다. 시계를 좀 더 뒤로 돌려보면 시그리드와 같은 나이의 일렉트로팝 싱어송라이터 오로라가 있다. 그는 여섯 살부터 멜로디를 만들고, 아홉 살부터 가사를 쓸 정도로 일찌감치 빛나는 재능을 발휘해왔다.

오로라는 데뷔 앨범 [All My Demons Greeting Me as a Friend]까지 대단히 자연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어린 나이였던 만큼 개인의 감정에 집중했던 편이었달까. 변화가 시작된 건 두 번째 EP [Infections of a Different Kind (Step 1)]부터였다. 첫 곡 ‘Queendom’을 시작으로 보다 쾌활해진 신스팝과 함께 현실과 사회에 와닿는 진보적인 메시지를 던졌던 것. 그리고는 소포모어 앨범 [A Different Kind Of Human – Step 2]에서 자살, 환경 오염, 젠더, 자본주의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그 모든 부분에서 용광로와도 같은 한국, 서울에서의 첫 내한 공연이라니.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일시: 2019.11.30.

장소: 서울 노들섬 라이브하우스 (서울시 용산구 양녕로 445)

가격: 88,000원

CREDIT

에디터 김정원

하늘 아래 새로운 것 하나 없다지만, 양심만 있으면 재밌는 것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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