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멸종을 거부한다

ICON, We Global

​더아이콘티비가 다시, 새롭게, 글로벌하게 나아갑니다!

해외 현지에 거주 중인 에디터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정보와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해외 객원 에디터 조윤지

런던의 외국인 노동자로서 자발적 이방인의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과 영국에서 마케팅, 페스티벌, 이벤트, 출판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영국 내에서 여행자로, 교환학생으로, 석사생으로 크리에이티브 산업을 공부하였습니다. 끊임없이 자유로운 이방인이 되고자 하지만, 언젠가 모두가 기다리고 반겨주는 손님이 되고 싶은 이중사고를 합니다.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 한국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라디오헤드가 해킹된 미공개 음원의 수익 기부로, 뱅크시가 새로운 그래피티로 이 단체를 지지했다면 관심이 가지 않는가? 활동가, 학자, 연구자 100명의 선언과 함께 어느덧 설립된 지 1년 6개월여가 지난 글로벌 기후 변화 방지 단체, 멸종 저항을 함께 알아보자.

 

뱅크시의 벽화 ‘이 순간부터 절망은 끝나고 작전이 시작된다’ – 벽화의 아이가 손에 멸종 저항의 로고가 그려진 촛불을 들고 있다.

 

시작은 영국 런던 도심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대응의 강화를 촉구하는 농성이었다. 그러나 1년 사이에 이내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대규모 글로벌 캠페인이 되었다. 지난 10월 7일부터 시작된 가을 반란(Autumn Uprising)에는 무려 전 세계 60여 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캠페인 방식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두고 ‘화가 났지만 평화롭게’ 그리고 ‘진지하지만 재미있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식이다. 덕분에 많은 셀럽과 페스티벌을 비롯한 소위 ‘힙’한 기관들이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한 셈이다.

특히,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가는 예술적인 접근이 대중을 넘어 산업적으로까지 영감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멸종 저항을 외치는 런던 곳곳의 예술가들은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있을까?


출처: Helena Smith

 

붉은 여단 퍼포먼스

붉은색 천으로 온몸을 감싸고, 하얗게 분장한 슬픈 얼굴로 거리를 걷는 붉은 여단(Red Rebel Brigade)의 침묵 퍼포먼스. 이 퍼포먼스에는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옥타비어스, 배우 스티브 쿠건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Cat Vinton

 

출처: Megan Mc Cubbin

 

장례 행진 퍼포먼스

즉각적인 행동이 없으면 우리의 미래도 없음을 상징하는 장례 행진(Grief March) 퍼포먼스. 관, 운구차 등 장례 물품들을 가지고 나오거나 죽음과 영을 상징하는 뼈와 같은 소품 또는 분장과 함께 행진을 진행한다. 이들은 이 퍼포먼스를 통해 기후 변화와 생태계 위기로 인해 우리가 이미 잃었고, 잃어버리고 있으며, 앞으로 잃게 될 모든 생명체들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출처: Robyn & Co

 

출처: Joe Twigg

 

반항의 광대의 퍼포먼스

엔터테이너와 교육자 등으로 구성된 반항의 광대(Rebel Clowns) 퍼포먼스. 반항의 광대는 머물었던 장소를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든다는 원칙하에, 더 많은 나무를 심어 생태계의 재생을 도와야 한다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광대 분장을 하고, 자신들이 머물렀던 장소에 식물의 구근을 심거나 농성 후 대중들에게 화분을 나누어주며 각자의 자리에서 화분을 심을 수 있도록 장려한다.

그 외 거리 현장 스케치

 

출처: Natasal Leoni

 

보호자의 보호 아래 드럼 퍼포먼스 팀과 함께 행진하는 아이.

출처: James Champion

 

재생 환경의 중요성이라는 메시지를 ‘사랑’이라는 주제와 함께 전하며,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던 러브 리벨리온(Love Rebellion) 시위 현장.

출처: The Lightscaper

 

텐트와 함께 거리 점거 농성을 하는 모습.


이렇듯 멸종 저항 캠페인은 저명한 예술 학교들과 예술가들이 밀집해 있는 런던의 지역 특성 때문인지, 아마추어 그 이상의 활기차고 임팩트 있는 아이디어와 퍼포먼스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멸종 저항은 순간을 모면하려는 막연한 약속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확한 약속과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원하고 있다. 이에 관해 멸종 저항의 공동 설립자 가일 브래드 브룩은 “우리는 이 상황을 너무 늦게까지 방치했기 때문에 기적에 가까운 방법으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나라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영국 멸종 저항 본부의 핵심 요구는 다음과 같다.

 

1. 정부의 기후 변화 ‘비상 사태’ 선포

2. 영국에서 202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법적 효력이 있는 정책 수립

3. ‘기후 변화 시민의회’ 구성

 

이에 100명의 셀럽들도 서명을 통해 멸종 저항에 확실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중에는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스파이스 걸스의 멜라니 B, U2의 애덤 클레이턴,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주최자 에밀리 이비스가 있다. 과연 이들의 크고작은 힘이 모이고 모여 멸종 저항의 구체적인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까?

100명의 셀럽들이 스스로 환경에 대한 위선자였음을 고백하는 오픈 레터의 일부

 

물론, 부정적인 여론도 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시위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민들의 불편함과 안전상의 이유로 일부 시위를 규제하고 있다. 다만, 찬반을 떠나 이들이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만큼은 재미있고 주목할 만하다. 그러니 런던 여행 중에 멸종 저항 캠페인 참여자들을 만나면 당황하지 말자, 당신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그룹의 활동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CREDIT

에디터 조윤지

 

 

반응
image image
좋아요
댓글
1
THE ICONTV 님이 콘텐츠를 등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