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이 부르는 반성과 고백의 사랑 노래

노래는 이야기다. 누구라도 공감할 말일 텐데, 여기에 한 마디를 더 보태고 싶다. 그 이야기와 감정에 가장 집중하게 되는 장르는, 발라드다. 적어도 차가워진 공기와 바래진 빛깔이 유독 더 쓸쓸한 가을에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발라드가 많아도 너무 많은 게 문제. 담겨 있는 이야기도 천차만별이니, 그만큼 어떤 곡들은 지나치게 부담스럽고 또 어떤 곡들은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기도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듣게 되면서도 이내 진한 여운에 젖어 들 수 있는 발라드를 찾는 이들도 있을 터. 그렇다면 이제, 다시 김동률의 음악을 꺼내 들어보는 게 어떨까.


출처: 뮤직팜

 

김동률의 이야기는 섬세하고 사려 깊다

김동률의 사랑 노래, 정확히는 지나간 사랑을 그리고 있는 그의 노래들을 '반성과 고백'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봐도 좋겠다. 그만큼 김동률 노래의 화자는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고 거기서 깨달은 마음을 용기 내어 고백한다. 만약 그의 발라드가 깊은 공감을 자아내며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된다고 느껴진다면, 이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태도 덕분일 것이다. 말하자면 김동률의 이야기는 섬세하고 사려 깊다. 화자는 자신의 절절한 감정만을 앞세우기 전에, 한 걸음 물러서 과거에 연인이 느꼈을 마음을 짐작하고 상상하려 애쓴다.

그리고는 말한다. 무엇을 잘못했고, 어떤 점이 어리석었고, 그래서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 과정 전반에 묻어나는 건 그때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미숙한 ‘나’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이다. 미안함이라는 감정이 중심 테마를 이루고 ‘~했다면 어땠을까’, ‘~할 수 있을까’ 등 상대에게 혹은 스스로 질문하는 식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 닿아 있지 않을까. 무작정 내가 얼마나 힘든지 울부짖기보다 흘러가 버린 시간을 섬세하고 사려 깊게 성찰하는 이의 회한. 그 속엔 동의는 못 해도 이해는 하게 만드는 묵직한 힘이 있다.


반성과 고백을 전달하는 김동률의 사랑 노래

 

답장 [답장, 2018]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넌 안간힘을 쓰고 있었는데

널 알아주지 못하고 더 실없이 굴던 내 모습 얼마나 바보 같았을까

내일 맛있는 거 먹자고 혹 영화라도 볼까 말하던 내가

 

언제나 한 발짝 늦는 사람이었다. 안간힘을 쓰며 버티던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도, 돌아서는 마음을 다시 붙잡는 데도. 그리고 마지막 편지에 대한 답장 역시 한참을 늦는다. 그렇게 끝을 부정하며 애써 외면하고 유예하던 시간 속에서, 비로소 화자는 지난날을 돌아보고 알아주지도, 안아주지도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고백한다.

 

Replay [KimdongrYULE, 2011]

 

그래 넌 나를 사랑했었고

난 너 못지않게 뜨거웠고

와르르 무너질까

늘 애태우다 결국엔 네 손을 놓쳐버린 어리석은 내가 있지

 

어리석었던 시절을 향한 보다 더 직접적인 후회와 반성을 담은 곡. 넘칠 듯 뜨거운 사랑은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사랑이 불안해서 늘 애태우느라 정작 연인의 마음 깊은 곳은 들여다보려 하지 않은 ‘나’. 그때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했던 미성숙한 자신을 원망하듯 토해내는 목소리에 짙은 회한이 묻어난다.

 

다시 시작해보자 [Monologue, 2008]

 

함께일 땐 당연해서 몰랐던 일

하나둘씩 나를 번거롭게 했지

걸핏하면 툭 매사에 화를 내고

자꾸 웃을 일이 줄어만 갔지

 

후회와 미안함의 감정이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라는 용기를 담은 고백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찾아오는 익숙함과 무뎌짐. 거기서 비롯된 생각들이 그저 착각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은 화자는, 결국 나는 지금 그 모든 시간을 그리워하고 있노라 털어놓는다. 나아질 게 없이 같은 반복일 뿐이래도, 그럼에도 같이 울고 웃는 날들을 보내고 싶다는 고백을 덧붙이며.

CREDIT

에디터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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